미루고 미루던 마디세이(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엔딩을 드디어 보았다.
메인 스토리만 따라가면 10시간도 안 되어서 금방 클리어할 수 있지만, 레벨 디자인을 무시하는 플레이어인 나로서는 왕국 곳곳에 숨겨진 파워문을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그렇게 한 왕국 왕국 클리어하다 보니 마지막 왕국까지 올 수 있었고, 반년이 넘게 걸려 엔딩을 봤다.
마디세이는 슈퍼 마리오 션샤인 이후 15년 만에 나온 샌드박스 탐색형 3D 게임이다. 2D 마리오에서 볼 수 있는 선형적인 진행이 아닌, 플레이어가 클리어 루트를 설계하고 능동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이렇게 목표가 뚜렷히 주어지지 않는 걸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 진행방식이기도 하다. 다만, 메인 스토리 진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그랜드 문은 항상 맵에서 강조되기 때문에, 뭘 할지 몰라 맵을 헤매는 상황은 잘 오지 않는다.
이렇게 맵을 탐색하게 되면서 얻는 재미가 상당하다. 폭포, 바다, 눈 등 맵마다 다양성이 아주 잘 드러나고, 무언가 있을 법한 곳에는 항상 상호작용이 존재하여 맵이 꽉 찬 느낌이 들게 한다.
숨겨진 스테이지도 많아 히든 스테이지 찾는 것 자체도 컨텐츠로 즐길 수 있다. 스토리 진행에 필수적인 파워문 모으기는 어렵지 않기 때문에, 탐색을 즐길 사람은 즐기고 빠르게 다른 스테이지로 넘어가고 싶은 사람은 넘어갈 수 있게 디자인되어 있다.
그 전 시리즈의 향수도 느낄 수 있다. 막상 나는 전에 해본 시리즈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뿐이라서 쉽게 눈치채진 못했지만, 버섯 왕국에서 느낄 수 있는 슈퍼 마리오 64의 풍경, 슈퍼 마리오 갤럭시나 슈퍼 마리오 월드에서 쓰였던 BGM들이 어레인지 되는 등 기존에 마리오 시리즈를 즐겨 했던 사람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을 만한 요소들이 많다.
특히 2D 토관을 타고 진행되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시리즈에 대한 오마주는 정말 반가웠다. BGM 또한 8bit로 어레인지 되기 때문에 그때 그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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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디세이만의 독특한 컨셉은 "캡처"이다. 캡처할 수 있는 대상에 모자를 던지면 마리오가 해당 사물로 변하게 되는데, 매 왕국마다 캡처할 수 있는 다양한 대상이 추가되어서 새로운 조작 경험을 준다.
게임 진행 난이도는 매우 쉬운 편이다. 죽는 것에 대한 리스크가 코인 몇 개 잃고 끝이기 때문에,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코인이 없어도 게임오버 되지는 않는다.)
저장 지점도 잘 설정되어 있어서 몬스터에게 죽거나 낙사를 해도 스트레스가 덜하다.
조작 난이도는 어렵지 않지만 벽 타고 모자 던져 점프 초기화하기, 공중에서 모자 던지고 다시 모자 밟아 점프하기 등 응용할 수 있는 테크닉이 많다. 다만 이런 테크닉이 필수는 아니고 스피드런이나 개인 만족에 사용되므로 부정적 경험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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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전 난이도는 매우 쉽다. 대체로 보스 몬스터를 3번 밟으면 끝나는데, 패턴이 어렵지 않고 단순하기 때문에 초심자도 클리어하기엔 어렵지 않다.
보스전은 해당 왕국에서 새롭게 캡쳐할 수 있는 몬스터로 진행되는데, 왕국마다 보스도 다양하고 공략 방법도 신선했기 때문에 단순히 쉽다고 보스전이 질리지는 않았다.
스토리는 단순한 편이다. 매일 꼬박꼬박 잡혀가는 피치 공주님은 여전하고, 쿠파도 평소에 하던 짓 그대로 한다.
스토리 비중이 중요한 게임은 아니다보니 크게 신경 쓰이는 점은 없었다.
엔딩 이후 컨텐츠는 그래도 풍부한 편이다. 왕국마다 파워문이 왕창 추가되어 재방문하면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고, 파워문을 모으면 추가로 해금되는 달 뒤편에는 난이도가 상당하기 때문에 플레이 시간 상당 부분이 추가된다.
총평
마리오 시리즈 수작.
샌드박스형 탐색이 흥미롭고, 연출이 매우 뛰어나다.
밋밋한 스토리 전개와 난이도는 단점.
볼륨은 작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진행도 100%를 생각하면 풍부한 편.
4.5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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