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PC

[게임 리뷰] 언더테일

겜도리도리 2022. 7. 26.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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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테일은 스포일러가 정말 치명적인 게임이다. 아직 엔딩을 보지 않았다면 이 글을 포함한 다른 리뷰들을 보지 않고 게임을 플레이를 먼저 하는 것을 강력하게 권장한다.

 

포켓몬 시리즈와 전투 UI가 유사하다.

전체적인 게임 진행 방식은 포켓몬 시리즈에 탄막 슈팅을 추가한 것 같다. 월드를 탐험하면서 다양한 인터랙션을 경험을 하면서 플레이어는 성장해 나간다. 괴물들과의 전투는 전형적인 JRPG 턴제 방식이다. 공격으로 Hp를 감소시켜 전투에서 승리할수도 있고, 도망가거나 괴물마다 각기 다른 특정 행동을 취한 뒤 자비를 베풀 수도 있다.

 

유령 3인방의 일원 냅스타블룩

게임을 진행하면서 플레이어는 다양한 지하세계 괴물들을 만나게 된다. 프로그 같은 일반 잡몹들 부터 토리엘과 샌즈, 파피루스 등 보스몹들까지 다양한 등장인물이 등장한다. 플레이어는 이들을 죽일 수도 있고, 각각의 알맞은 교류 방법을 통해 살려줄 수도 있다. 매 지역마다 다른 괴물들을 만나면서 플레이어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나는 백린탄 안 쏘고 싶었다고요... (스펙 옵스 : 더 라인)

선택에 따른 책임을 부여하는 메커니즘은 정말 잘 짜여있다. 다른 게임에서는 플레이어에게 특정 행동을 강제하면서 그 특정 행동을 하면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하지 않으면 게임 진행을 막아놓아서 어쩔 수 없이 범죄를 저지르게 해놓고서는 넌 범죄자고 나쁜 행동을 했어!”라면서 비난을 한다. 이때 내가 한 행동은 정말 나쁜 행동이구나.”라고 느끼는 플레이어도 있겠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아니 시스템상으로 그렇게 하도록 강제해놓고서는 나보고 뭐라고 하네.”라고 느끼기도 한다.

 

필자도 첫 스토리 진행 때는 토리엘을 실수로 죽여버렸다...

하지만 언더테일에서는 그런 행동들을 강요하지 않는다. 설령 학살을 저지르더라도 플레이어를 바로 비난하지 않는다. 오히려 플레이어를 설득하면서 너는 좋은 사람이라고, 그러니까 제발 그만둬달라고 호소한다. 이런 요청을 무시하고 괴물들을 계속 죽이게 되면 플레이어를 비난하는 괴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내가 결정한 선택이기 때문에 이러한 비난들을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몰살 루트를 계속 진행하면 결국 샌즈가 끔.찍.한 시간을 보내게 해준다.

노말 엔딩에서도 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토리엘은 폐허 곳곳을 소개시켜주면서, 괴물들을 죽이지 말 것을 넌지시 알려 준다. 설령 토리엘을 죽이더라도 플레이어를 원망하지 않고, 착하게 살 것을 당부한다. 그런데도 유희를 위해 괴물들을 죽이고 다니면, 엔딩 직전의 샌즈가 LV와 EXP의 비밀을 알려주면서 플레이어를 강도 높게 비난하게 된다.

 

몰살 루트에서는 언다인이 더욱 비장해진다.

나는 몰살 엔딩을 아직 보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보지 않았다. 한 번 몰살 엔딩을 보면 제대로 된 불살 엔딩을 볼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어 찝찝함이 있었고 몰살 루트를 그만둬주기를 애원하는 괴물들의 모습을 생각하니 어차피 진행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나무위키, 유튜브 에디션 등으로만 참고했다.

 

플라위의 캐릭터성은 정말 입체적이다.

언더테일은 제4의 벽을 정말 교묘하게 잘 넘는다. 일반적으로 제4의 벽을 함부로 사용하면 게임 몰입을 방해하고 진행을 진부하게 만드는데, 언더테일에서는 플라위와 샌즈가 세이브/로드하는 것을 알아보고 경고하기도 하며, 주인공이 아닌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를 암시하는 문장 등을 적절히 잘 활용해 연출을 더 뛰어나게 만들기도 한다.

 

노말 엔딩 볼 때 제일 힘들었던 아스고어

전투는 쉽지만은 않다. 괴물들의 공격 패턴이 다양하면서도 난이도도 꽤 있는 편이다. 불살 루트 중에서는 공격을 하지 않고 계속 버텨야 하기 때문에 탄막 슈팅 경험이 없다면 적응하기가 조금 힘들 수 있으며, 몰살 루트의 경우 잡몹들은 매우 쉽게 잡을 수 있지만 특정 보스전이 엄청 까다롭다. 특히 샌즈전에는 몇십번도 죽어가면서 세이브/로드를 반복하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재밌을 거 같은데 정상적으로 풀 기회는 없는 색깔 블록 퍼즐

퍼즐은 좀 아쉬운 점이 많았다. 폐허에서는 퀄리티도 괜찮고 신선하기도 했는데 이후에 나오는 퍼즐들은 너무 단순하고 쉬웠고, 몇몇 퍼즐은 공략을 찾아보지 않으면 해결하기가 어려워서 김이 좀 빠지긴 했다.

 

언더테일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라면 BGM은 정말 훌륭하다는 점. 120개가 넘는 BGM이 게임에서 쓰였는데, 특정 BGM의 멜로디를 적절히 재사용해서 다른 BGM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토비 폭스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BGM에 각각 괴물들의 특징이 잘 담겨 있어서 엔딩을 본 현재도 심심하면 다시 들을 정도이다.

 

총평

스토리 인디게임의 결정체, 플레이어의 선택에 책임을 지게 하는 방식의 교과서.

몬스터라고 해서 적이 아닐 수 있다.

4.5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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